얼어붙은 백색의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흔들린다. 몸을 꼼꼼히 가린 학자의 제복이 깔끔한 선을 그리며 떨어진다. 뿔처럼 보이는 앙상한 날개와 날카로운 꼬리가 그가 밀레시안임을 증명했다. 눈을 비롯한 구석구석이 붕대로 가려져 있어 삼하인의 가시나무가 걸어다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읽을 수 없는 시선 끝에 모호한 의도가 담겨 있다.
-포트레이트 출처:@ lem_nya 커미션
영원이든 유언이든 마음대로 부르도록 해. 어느 쪽도, 특별히 의미는 없으니까.제가 필요한 일이 있다면 정식으로 '의뢰'해 주시겠어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고요?… 퀘스트 말이에요.저는 당신이랑 그다지 친하진 않은 것 같은데요….가끔씩 저를 유심히 살피는 분들이 있어요. 이상하네, 분명 기억에 남지 않았을 텐데.안녕히 가세요.제 앞을 서성거릴 시간에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 보시는 게 어떨까요?
(어쩐지 시선이… 이 이야기는 그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응? 미안한데 아까 뭐라고 하셨죠?
(그는 내 말을 전혀 듣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이 주제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